[DIwiTH 캠페인_테마12]
다양성 증진은 이제 단순히 위기관리나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수단이 아닌, 현대 경영 체계를 정립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지 윤리적 차원에서의 책임을 넘어서, 조직의 성과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회 전체의 자아실현과 행복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와 글로벌 기업들의 실천 사례를 통해서도 이러한 경향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다양성 전략
구글, 애플, 메타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다양성 증진을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다양성을 기업 내에서 실현하기 위해 성별, 인종, 교육 배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균형을 맞추고 이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이들은 매년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를 통해 인력 구성의 다양성을 개선하고 있음을 공표한다. 이러한 보고서들은 기업이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경영 전략에 다양성을 반영하여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성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의 관점과 아이디어는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자산이 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높은 다양성을 가진 기업들이 더 혁신적이고 수익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연구에 따르면, 다양성이 높은 기업은 혁신으로 인한 수익이 19% 더 높았으며, 매켄지 보고서는 성별과 민족의 다양성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크게 향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는 기업이 인적 다양성을 통해 얻는 이점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며,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같은 투자자들이 투자 기준으로 다양성을 강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국제적 다양성 요구와 ESG 경영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성 증진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주목받고 있는 ESG 경영(환경, 사회, 지배구조)과 UN SDGs(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UN Global Compact, ISO26000,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 GRI(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 등 국제 기준들은 기업에게 성별, 인종, 문화적 배경 등에서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이에 발맞추어 대응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의 다양성 실천 필요성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아직 다양성 실천에 있어서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미흡한 수준이다. 이는 한국의 기업들이 인구 구조의 변화, 예를 들어 저출산 및 고령화, 외국인 노동자 증가 등과 같은 인재 관리와 고객층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구와 평가 지표들은 한국 기업들이 다양성 증진을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다양성 측정 지수 등을 통해 기업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 이를 개선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다양성 평가 지수에 대한 두 가지 해외사례를 살펴보았다.
런던증권거래소(LSEG)의 다양성 평가 지수
런던증권거래소(LSEG)의 다양성과 포용성 점수(Diversity and Inclusion Scores)는 기업의 다양성과 포용성 실천을 평가하는 지수이다. LSEG는 2015년부터 이 점수를 제공해 왔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자들이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지수는 전 세계 12,5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되며, ① 다양성, ② 포용성, ③ 인력 개발, ④ 논란의 4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평가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달성한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가설에 기반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정보를 통해 기회와 위험을 평가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다. 기업들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실천할 경우 더 높은 혁신성과 재무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평가 자료는 LSEG의 ESG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제공되며, 여기에는 S&P 500, MSCI World, FTSE 100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포함된다. 평가 대상은 국가별 시가총액 기준으로 분류되며, 산업별 특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점수가 산출된다. 특히 논란 축은 다른 축들과 달리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고 단순 평균으로 계산된다.
이 점수는 분기마다 갱신되며, 상위 100개 기업은 매년 공개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자신들의 순위를 추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참고할 수 있다. 이 지수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다양성과 포용성 관련 정책과 성과를 분석할 기회를 제공하며, 기업 자체적으로도 내부 변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세라마운트(Seramount)의 다양성 평가 지수
세라마운트(Seramount)는 직장 문화 형성 및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발전을 위한 연구와 리더십 지원을 제공하는 여성 주도 기업이다. 1979년에 설립된 이후, 특히 워킹맘을 위한 콘텐츠와 리소스를 제공하며 DEI를 홍보해 왔다. 2017년부터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포용성 지수'(Inclusion Index)를 구성하여, 여성, 소수 인종, 장애인, 성소수자의 채용과 직원 유지, 발전 등의 지표를 평가해 왔다. 2023년에는 155개 기업이 이 평가에 참여했고, 2020년부터는 ‘글로벌 포용성 지수’를 통해 세계 각국의 기업들을 평가하고 있다.
세라마운트의 포용성 지수 평가는 기업들이 인구통계학적 대표성 및 기회에 대해 이해하고 내부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23년 평가에서는 38개의 기업이 70% 이상의 점수를 받아 '선도적 포용성 지수 조직'으로, 26개 기업은 80% 이상의 점수를 받아 '최고 포용성 지수 조직'으로 인정받았다. 평가 방식은 개별 기업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투명성 및 인구통계', '채용, 직원 유지 및 발전', '기업 문화'의 3개 축에 따라 이뤄진다. 평가 항목에는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직원 수, ERG(직원 자원 그룹)의 리더십 직책 보유 여부, 다양성 목표 설정 및 DEI 교육 제공 여부 등이 포함된다. 평가 기업의 현황에 따라 각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해 최종 점수가 산출된다. 포용성 지수의 활용은 기업들이 인구통계학적 대표성을 파악하고, DEI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로드맵을 작성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 80%, 70%, 60% 이상의 점수를 받은 기업 그룹을 공개하여 다른 기업들이 이를 벤치마크로 삼아 DEI 개선을 목표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상위 기업들은 다양성 관련 성과를 외부에 홍보하여 투자자와 타 기업의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포용성 지수에서는 45% 이상의 기업이 ‘글로벌 포용성 지수 조직’으로 인증받고 있으며, 이 지수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하고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을 위한 다양성 평가 기준 마련 필요성
해외 다양성 평가의 최신 트렌드는 각국의 기업들이 산업별,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평가 도구를 마련하고, 논란의 이슈를 평가에 반영하여 다양성 현황을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조직 외부의 이해관계자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평가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더욱 넓은 범위에서의 다양성 증진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글로벌 기준을 참고하여, 다양한 배경의 인재 채용을 목표로 하고 내부적 포용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다양성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매년 이를 평가해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직원들이 공정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조직 내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