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WiTH 캠페인 우수사례 24] 부산대학교
모두를 위한 대학은 가능한가
: 부산대가 다양성으로 답하다
“모두를 위한 대학”은 모든 대학의 이상향이다.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배제되지 않는 환경이 마련될 때 비로소 그 이상향이 완성된다.
부산대학교는 ‘다양성 보고서’를 통해 국내 최초로 대학 내부의 구조적 차이를 수치화하고, 그 격차를 마주했다. 이제 부산대는 ‘말하는 다양성’을 넘어, ‘작동하는 다양성’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변화의 여정은 단순한 정책이 아닌, 포용의 문화를 실천하는 일상에서 시작된다.
다양성 보고서, 젠더 다양성 지표의 약진을 말하다
©부산대학교 다양성위원회
지난 2월 부산대학교는 '부산대학교 다양성 보고서 2024'를 발간하며 포용적인 대학 환경 조성 의지를 드러낸다. 이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젠더 다양성 증진의 의미 있는 진전이다. 여성 구성원 비율 증가와 주요 의사결정 기구 내 여성 참여 확대는 대학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선도하는 고무적인 지표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대학교 주요 보직 여성 교원 참여율은 2023년 10.5%에서 2024년 21.1%로 10.6%p 상승한다. 이는 전체 전임교원 여성 비율인 21.7%와 유사한 수준으로, 대학 내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의 목소리가 더욱 활발히 반영됨을 시사한다. 1년 만에 이뤄낸 이러한 성과는 부산대학교가 젠더 균형 노력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여성 리더십 확대는 주요 보직에만 그치지 않는다. 주요 위원회 여성 참여율은 20.8%에서 25.6%로 증가하며, 교육기본시설 및 부속기관의 장 중 여성 교원 비율 또한 2023년 19.6%에서 2024년 30.4%로 10.8%p 크게 상승한다. 이는 전임교원 여성 비율을 상회하는 수치로, 대학 운영의 중요한 축에서 여성의 전문성과 리더십이 더욱 인정받음을 시사한다.
또한, 학부생보다 대학원생의 여성 비율이 높게 나타나 고등 교육 단계에서 여성의 학문적 참여가 활발하다는 점은 미래 사회 여성 인재 양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 최초, 캠퍼스 간 차별 인식에 주목한 설문조사 시행
©부산대학교 다양성위원회
다양성보고서에서는 대학 구성원의 성별과 국적, 장애 여부 등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학 내 다양한 기구와 구성원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다양성 지수'를 도출해냈다. 특히 본부와 밀양캠퍼스, 양산캠퍼스 등 캠퍼스 간의 다양성 수준을 비교한 점은 기존의 대학교육 지표에서 보기 어려웠던 시도다.
다양성 보고서는 구성원의 성별, 국적, 장애 여부, 고등학교 유형 등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대학 전체, 단과대학별, 캠퍼스별 다양성 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부산캠퍼스에 비해 밀양·양산캠퍼스는 국적이나 성별 등 일부 항목에서 현저히 낮은 다양성 수치를 보였고, 이런 차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고, 포용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부산대학교는 '다양성 인식 현황 조사'를 시행했다. 밀양·양산캠퍼스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여 외형적인 수치뿐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이 경험하는 차별과 배제의 감각을 수치화하고자 했다. 학생들의 캠퍼스 생활 만족도, 다양성 수용도, 제도 및 시설의 우수성 평가, 타 캠퍼스와의 교류 실태 등 실제 대학 생활에서 느끼는 격차를 반영한 이 조사는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캠퍼스 간 차별 금지'를 주제로 구성된 의미 있는 접근이었다.
조사 결과 밀양캠퍼스와 양산캠퍼스 학생들은 제도적 지원, 학습 환경, 진로 정보 접근성 등의 측면에서 불균형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런 인식은 소속감 저하와 학교생활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밀양캠퍼스의 경우 교통편, 인프라 부족, 상호 소통의 부재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부산대학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각 캠퍼스의 개별적 특성과 필요를 고려한 다양성 강화 방안을 설계하고 있다.
ESG 경영 체계로의 전환과 다양성위원회 개편
부산대학교는 2024년부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며, 기존의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다양성위원회 등 조직들을 ESG경영센터 산하 소위원회 체계로 개편했다. ESG경영위원회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세 영역에 걸쳐 각각 '탄소중립위원회', '다양성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분야별 전문성과 현장성을 바탕으로 대학의 지속가능성과 포용성을 높이고자 한다.
특히 다양성위원회는 여성연구소장, 인권센터장, 장애학생지원센터장 등의 당연직 위원과 교직원, 학생,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임명직 위원으로 구성되어 단순한 상징기구가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과 실행을 논의하고 제안하는 실무기구로 기능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다양성 정책의 수립과 시행 점검, 학내 환류 등 다층적인 활동을 통해 구성원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캠퍼스 간 균형 있는 발전의 관점에서 다양성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참여의 다양성' 선도…전국 최초 '학생 재정 모니터링단' 출범
부산대학교의 다양성 확대 노력은 학생자치기구 운영에도 반영되고 있다. 학생자치기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학생자치활동 지원 지침' 개정을 통해 투명성을 높인다. 이는 학생자치기구가 단순히 학생 이익 대변을 넘어, 학교 정책과 의사결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는 기반이 된다. ESG경영위원회에 총학생회장이 포함되는 등, 정책 수립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참여의 다양성'을 실현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부산대학교는 전국 대학 최초로 「2025학년도 재정지원사업 통합 학생 모니터링단」 (가칭: LINKers)을 운영한다. 이 모니터링단은 재정지원사업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 참여 기반의 성과 환류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이 활동을 통해 장학금, 포상금, 국제 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참가 기회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재정지원사업 통합 학생 모니터링단」 운영은 학생 참여를 통한 재정지원사업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우수사례 발굴을 통한 성과 향상 및 운영 효율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실무 중심 활동 경험은 학생들의 전문성과 진로·취업 역량 강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부산대학교의 이러한 시도는 대학 거버넌스에서 학생 참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큰 시사점을 안겨준다.
2025년 부산대학교가 공개한 다양성 보고서와 정책들은 대학 구성원 모두가 평등한 조건 속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설계된 포용의 시스템이다. 대학 내외의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며, 차별 없는 교육 환경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부산대학교의 도전은, 앞으로의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